오세훈 "나 후보, 제3지대 단일화도 쉽지 않아" 나경원 "무책임한 비난…급한 마음 내려놔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오세훈 후보가 이달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스스로 짜장·짬뽕론을 제기했다. 중도는 실체가 없다고 했다.”(오세훈 후보)
“스스로 내팽개친 시장직을 다시 구한다는 게 명분이 있겠느냐”(나경원 후보)
지난 2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두 후보가 처음 맞붙은 TV토론회에서 오 후보는 짬뽕을 좌파, 짜장면을 우파에 비유한 나 후보를 향해 ‘강경 보수’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나 후보는 오 후보가 2011년 당시 무상급식 찬반투표 당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했던 문제를 지적했다.
오세훈·나경원, 경선 막판 신경전 치열
국민의힘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는 23일 진행된 일대일 맞대결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결과적으로 얻어낸 점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 지적했는데 본인은 뼈아팠을 것”이라며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들고 나왔고,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지난번 총선 패배도 특정 지역 탓, 중국 동포 탓을 했을 때 귀를 의심했다”며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남 탓하는 정치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권역별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두 후보의 신경전은 토론장 밖에서도 펼쳐졌다.
오 후보는 25일 라디오에 출연해 나 후보의 외연 확장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예상되는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도층을 포용한 후보들끼리 경쟁을 해야 확률이 높다는 건 모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분석”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나 후보보다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에 안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경원 "정도의 경선 만들어야"…오세훈 "평가단, 여론 왜곡"
그러자 나 후보는 “오 후보가 무책임한 비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 후보가 최근의 토론과 여론의 흐름 때문에 급한 마음에, 근거도 없이 제가 후보가 되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무책임한 비난을 하고 있다”며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정도(正道)의 경선을 함께 만들어가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이에 오 후보는 “정도는 올바른 룰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토론 평가단 문제를 제기했다. 입장문 등을 통해 “100% 당협위원장의 추천을 받은 당원 중심의 평가결과가 시민평가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됨으로서 심각한 여론 왜곡을 조장하고 있다”며 토론 평가단의 해체를 요구했다. 앞서 나 후보는 앞선 3번의 맞수토론에서 3번 연속 승리를 거뒀고, 오 후보는 나 후보와의 맞수대결에서 낮은 평가를 받으면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26일 국민의힘 TV 합동토론회
이처럼 두 후보의 공방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6일 TV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토론은 오신환, 조은희 후보를 포함해 후보 4명이 모두 참가하는 합동 토론으로 오 후보와 나 후보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후보가 이달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