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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 러시아 외교관, 수레타고 본국으로…두만강 국경서 진풍경

입력 | 2021-02-26 11:41:00

평양서 기차·버스 타고 나선으로
국경 넘어 연해주 도착하자 기뻐해




 주북 러시아 외교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걸어잠근 북한에서 직접 수레를 밀어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부를 인용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상주하던 외교관과 직원 및 가족 8명이 수레를 이용해 북한 국경을 건넜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출발해 기차를 타고 함경북도 청진으로 이동한 뒤 하룻밤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들은 다음날 버스를 타고 나선까지 온 뒤 여기서 두만강 철길 1㎞를 수레를 밀며 이동했다. 꼬박 이틀이 걸린 출국 일정이다.

러시아 외교부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이들 외교관들이 공관의 주요 문서와 살림을 실은 여행용 가방 여러개와 박스 등을 실은 수레를 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어린 아이 세 명은 수레에 탄 채다.

이들이 국경은 넘고 기뻐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외교부 직원을 만난 이들은 이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8명을 위해 러시아 정부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북한은 엄격한 국경 검역을 유지하고 있어 우방국인 러시아, 중국과의 인력 이동에도 상당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

북한 외교 당국은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종료되기 전까지 국경을 열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접경지대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과 열차 운행도 모두 중단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최근 북한에서는 생필품 부족과 전력난으로 인한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체코는 주북 대사관 운영을 중단한다며 ‘물류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은 체코 외무부가 언급한 ‘물류 문제’가 북한 내 생필품 부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음식이나 물, 외교문서 등 대사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을 구할 수 없다면 대사관을 운영하는 의미도 없다”며 “북한은 현재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의 이동도 제한하고 있어 이들은 평양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