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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 폭설로 차량 고립…고갯길 수백대 3~4시간 갇혀

입력 | 2021-03-01 21:07:00

강원 산간지역과 동해안에 폭설이 쏟아진 1일 강원 속초 미시령 도로에는 차량들이 폭설에 갇혀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제공. [서울=뉴시스]


3·1일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려 도로 곳곳에 차량들이 고립되는 등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됐고, 고갯길 곳곳이 끊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눈은 오후 8시 기준으로 강원 고성군 미시령 49.1cm, 진부령 45.9cm까지 쌓였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와 국도 등에서 차량들이 폭설에 갖히면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고갯길을 오르던 차량들이 눈길에 미끄러졌다. 연휴를 동해안에서 보내고 귀경에 나선 차량 상당수가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탓이었다. 낮 12시 반경 요금소를 통과한 직후 고갯길에서 차들이 뒤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경찰은 오후 3시부터 노학동 한화리조트 앞 교차로에서 차량 진입을 막았다. 그러나 앞서 통과해 고갯길에 접어들었던 수백 대의 차량은 3~4시간을 도로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또 미시령관통터널 진입이 막히면서 차량들이 한꺼번에 동해고속도로 속초나들목으로 몰려 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강원 고성에 출장을 갔다 오던 김모 씨(47·춘천시)는 “미시령관통터널 요금소를 통과한 직후 차들이 꽉 막혀 3시간가량을 오도가도 못하다가 가까스로 회차해서 속초나들목으로 진입했다”며 “서울~양양 고속도로 역시 꽉 막힌 탓에 오늘 중으로 춘천에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동해고속도로 역시 일부 구간이 전면 통제되는 등 극심한 지·정체를 빚었다. 도로 관리당국은 오후 4시 40분경부터는 속초나들목과 북양양나들목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차량들을 우회 조치했다. 앞서 속초나들목으로 진입했던 차량 수백 대는 약 2㎞ 구간에 갇혀 통행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렸다.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는 폭설이 내린데다 연휴 차량들이 몰리면서 제설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차량들이 눈길에 멈춰서면서 고립 현상까지 발생했다. 운전자 이모 씨(58·서울)는 “모처럼 동해안을 찾았다가 폭설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영동지방 대설에 대비해 1일 낮 12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오후 7시 반 현재 동해고속도로 속초IC~북양양IC 구간과 북양양IC~하조대IC 구간 진출입이 통제됐다. 미시령 옛길과 미시령 동서관통도로, 국도 44호선 한계령 일부 구간 등도 출입이 막혔다. 영동고속도로 덕평~양지터널, 여주휴게소~이천 구간 등과 서울양양고속도로 덕소~상계, 서종~화도 구간,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 등은 정체를 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영상 5도로 떨어진다. 추위는 3일 낮 전국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하며 서서히 풀릴 전망이다. 2일 새벽까지 서울과 경기 남부 1~5cm, 경기 북부 3~8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 영동 지역은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추가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