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민주주의” 외치며 행진 현지방송 “피의 일요일 29명 사망” 군부, 19개국 공관직원에 소환 명령
사망자 추모하는 미얀마 국민들… “쏘지 말라” 경찰 막아선 수녀 1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시민이 하루 전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여교사의 명복을 빌며 기도하고 있다. 이 교사는 군경의 거친 진압에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위쪽 사진). 지난달 28일 북부 카친주의 한 수녀가 양손을 들고 당국의 진압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그가 군경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폭력을 쓰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양곤=AP 뉴시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1일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군부가 구금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의 사진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행진했다. 양곤 주요 거리 바닥에는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의 사진과 “당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이 적힌 유인물이 나붙었다.
수지 고문은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법원 심리에 출석했다. 수지 고문에게는 ‘대중이 국가에 반(反)하도록 선동한 혐의’,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방역법을 위반한 혐의 등 2개 혐의가 추가됐다. 화상으로는 수지 고문이 건강해 보였다고 그의 변호인이 전했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1일 군부가 외교공관 직원들의 쿠데타 반대 활동을 막기 위해 미국 등 19개국 공관 직원 100명가량에게 소환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저항의 상징 ‘세손가락 경례’를 하며 공개적으로 군부에 반대하는 연설을 한 주유엔 미얀마 대사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