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 동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45)만큼 ㉠‘롤러코스터’를 탄 기업가도 드물 것이다. 2010년 창업해 국내 1위 배달 앱으로 키운 ‘배달의민족’(배민)을 2019년 말 40억 달러(약 4조4300억 원)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해 벤처 성공 신화를 이뤘지만 ‘알고 보니 게르만 민족’ 등 뒤따르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배민은 자영업자들이 내는 수수료 체계 개편을 시도했다가 “영세 상인을 착취하는 독점기업”(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의 공격을 받고 포기해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월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DH의 자회사인 ‘요기요’ 매각을 요구하면서 인수합병 무산 위기까지 맞았지만 결국 DH가 요기요를 팔기로 결정해 위기를 넘겼다.
김 의장이 한국인 중 첫 ‘더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이 모임은 재산 10억 달러(약 1조1060억 원) 이상이고, 절반 이상 기부(give)를 서약(pledge)해야 가입할 수 있다. 재산이 1조 원 넘는 김 의장은 “자식들에게 주는 어떤 것들보다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서약문에 썼다.
이달 초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한국사회 문제 해결에 재산 절반(약 5조 원) 이상을 쓰겠다고 밝혔다. 단칸방에 살던 2남 3녀 중 맏아들로 “흙수저도 아니고 그냥 흙이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그는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가지면 사회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친지들에게 1450억 원어치 주식을 나눠준 것도 기부 덕에 미담이 됐다.
두 김 의장은 코로나19가 앞당긴 ‘언택트(비대면) 시대’ 최적의 기업을 창업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기부는 아니어도 밑바닥에서 출발해 세계적 게임기업을 키운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창업자들은 경쟁적으로 직원 처우를 개선해 다른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막대한 기부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성공한 기업인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꾼 게 이 ‘개천용’들이 한국 사회에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동아일보 2월 20일자 박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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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더 기빙 플레지’ 회원 4명 중 3명이 자수성가형 기업가라는 점은 큰 귀감이 돼.
②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20번째 ‘더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구나.
③ 김봉진, 김범수 같은 기업가가 더 많이 나오면 우리 사회에서 기업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게 될 거야.
① 그의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다.
② 나는 아빠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