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정진석 추기경(90)의 근황을 전했다. 허 신부는 이 글에서 지난달 22일 정 추기경이 입원한 병실을 찾은 일을 소개하면서 “추기경님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다. 내 부족함으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부디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셨다”고 전했다. 허 신부는 “당신(정 추기경)을 찾은 분들에게 힘겹지만 천천히 분명하게 말씀했다”고 덧붙였다.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 허 신부 등에게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많은데 빨리 그 고통을 벗어나도록 기도하자. 주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해야 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 더 하느님께 다가가야 한다. 모든 이가 행복하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허 신부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21일 오후 통증이 심해져 입원했다. 그날 밤 혈압수치 등이 위험 상황이 되자 의료진이 교구청에 연락해 염 추기경 등이 병원을 찾게 됐다. 염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정 추기경에게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세요”라며 이마에 기름을 발라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드렸다. 병자성사는 병이 들거나 늙어서 죽을 위험에 있는 신자의 구원을 비는 의식이다. 정 추기경은 성사의 기도 끝에 ‘아멘’이라고 답했는데 이때 두 눈에 이슬이 맺혔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정 추기경님이 자가 호흡을 하고 의식은 있지만 아직 말씀은 어려운 상태로 알고 있다”며 “고령이셔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