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
‘사제동행(師弟同行).’ 첨단생물 방제제 생산회사인 ㈜남보의 박순한 대표(뒤)와 부설 생물자원연구소 추호열 자문위원은 대학원 제자와 지도교수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연구,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돕는 첨단 생물 방제제(防除劑)와 친환경 농자재 전문 업체입니다.”
2일 오후 경남 진주시 문산읍 바이오단지의 ㈜남보 생물자원연구소(소장 정남준)에서 만난 추호열 자문위원(70)은 “남보는 국책과제 수행과 지역 연고산업 육성 사업 참여 등 연구개발(R&D)에 강점이 많은 바이오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선충(線蟲) 분야 권위자로 국립 경상대 농대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했던 추 위원은 이 회사 신제품 개발을 돕고 있다. 연구소 산학연구팀과 제품개발팀은 연중 불을 밝힌다.
‘남녘 보배’란 의미의 남보는 2003년 9월 경남 하동에서 출범했다. 경상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박순한 대표(54)가 1990년대 말 인천에서 인척과 비료, 농자재 사업을 하다 독립했다. 공학도였던 박 대표는 경상대 대학원 농생물학과 석·박사과정에서 지도교수로 추 위원을 만나며 농학도로 변신했다. 아내 김수진 이사(50)도 경상대 원예학과 출신. ‘바이오 커플’인 셈이다.
총채뚝, 올캐치, 히까리골드 등 ㈜남보가 생산하는 친환경 생물제제들.
박 대표는 “친환경 농업에 필요한 ‘친환경 유기농 자재 목록 공시제품’을 2007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는 30개 품목으로 늘렸다. 5년 뒤 매출 목표는 100억 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매출액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남보의 병해충 관리용 친환경 생물농약은 총채뚝, 파리응애균뚝, 토충뚝 등 ‘뚝’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충해 관리용인 진나방뚝과 노린충뚝도 마찬가지다. 유해 곤충이나 선충을 단번에 잡는다는 뜻이다. 일조량이 부족한 여건에서 고추, 딸기, 수박, 호박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영양제인 ‘히까리 액제’도 인기 품목. 이들은 전국 1000여 개의 농약상, 종묘상을 통해 판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 대기업에 유기농 자재를 납품하고 올리는 매출액도 상당하다.
해외 시장 개척도 활발하다. 중국엔 이미 5개 품목을 등록했고 베트남에서도 등록을 진행 중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얼마 전 긍정적 신호가 왔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바이어들의 방문도 잦다.
박 대표는 “인력 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20여 명의 직원이 사명감을 갖고 신기술 개발과 우수 제품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친환경, 고품질 농업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충::몸이 실과 같은 원통형이며 지렁이와 비슷한 모양. 해수와 담수, 토양은 물론이고 생물체 등 유기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산다. 유해 선충이 기생하는 작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곤충병원성 선충은 유해 곤충 퇴치에 활용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