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형성된 ‘서울 마지막 달동네’ 재개발 지정 12년 만에 본격 추진 아파트 등 2500가구 2025년 완공 골목길-계단 일부 생활공간 보존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현재 모습(위쪽 사진)과 이곳에 시가 2025년까지 조성할 상생형 주거단지의 조감도. 서울시 제공
밤이 되면 자동차 경적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그 흔한 네온사인 하나 없다. 그 대신 오래된 집과 붉은 불빛의 가로등, 그리고 적막함만 남은 곳. 바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백사마을’의 풍경이다.
○ 서울 마지막 달동네 ‘역사 속으로…’
이런 백사마을에 최근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백사마을 일대에 상생형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약 18만7000m²의 땅에 공동주택 1953가구와 임대주택 484가구가 들어선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이듬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제한이 풀린 뒤에도 설계안의 층수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오랜 기간 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시와 노원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민이 2017년 10월부터 33번의 회의를 거친 끝에야 어렵사리 정비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 과거를 보전한 ‘상생형 주거지 재생’
해당 부지에는 임대주택 484가구와 마을식당·마을공방이 지어진다. 마을의 골목길과 계단 등 일상 생활공간의 일부도 지금 모습 그대로 남겨진다. 나머지 공동주택 부지(14만6133m²)에는 최고 20층 높이의 아파트 단지와 기반시설이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196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마을사를 보전하면서 재개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마을 안에는 마을전시관도 들어선다. 서울시가 ‘생활문화유산 기록·발굴 사업’을 통해 약 2년간 수집한 백사마을 관련 자료·사진, 생활물품이 이곳에 공개될 예정이다. 마을의 현재 지형과 건물 내·외부, 골목, 벽 등을 3차원으로 기록한 3D 스캐닝 자료도 볼 수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