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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北문제, 매우 어려운 과제… 어떤 제재든 이용할 것”

입력 | 2021-03-05 03:00:00

바이든, 트럼프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자에 힘싣는 ‘보텀업’ 재확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 시간) 공개한 ‘잠정적 안보전략 지침’에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주요한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관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무자들의 정책적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대북 협상을 밀어붙였던 것과 달리 국무부 등 관련 부처 담당자들의 ‘보텀업’ 시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지침서는 글로벌 안보 지형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북한, 이란과 같은 역내 행위자들은 판도를 뒤집는 역량과 기술을 계속 추구하며 미국의 동맹을 위협하고 역내 안정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관들이 한국, 일본과 어깨를 맞대고 북한의 점증하는 핵, 미사일 프로그램이 야기하는 위협을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의 대응을 위해 한일 양국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침서는 또 미국이 중국에 맞서는 대외정책 추진 과정에서 동맹들과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 일본, 호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화, 투자, 현대화해야 할 동맹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이들은 다른 글로벌 동맹 및 파트너십과 함께 미국의 가장 훌륭한 전략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국무부 2인자 후보인 웬디 셔먼 부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문제를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일본, 한국 같은 동맹국들과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김정은이 더 많은 핵무기와 더 진전된 운반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하게 하고, 역내와 전 세계에 더 큰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셔먼 지명자는 ‘대북 거래를 돕는 해외 금융기관에 세컨더리보이콧(3자 제재)을 적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하기 쉬운 약속”이라며 “어떤 제재이든지 확실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진전을 이루기 위해 협상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이 그것(핵 위협)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이해시킬 것”이라고 했다.

셔먼 지명자는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는 미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로 △미국과 경쟁하려는 중국의 야망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파괴하려는 러시아의 결의 △이란 및 북한이 가하는 핵과 기타 위협을 꼽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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