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땅 투기 의혹] 직장인 커뮤니티에 옹호 글 올려 누리꾼 “투기 감싸나… 적반하장” 변창흠 “책임 통감”… LH도 사과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일부 LH 직원이 익명 커뮤니티에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이 있느냐”는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LH는 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정작 LH 직원들은 투기가 아니라고 반박하는 모양새다.
LH의 한 직원은 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이 있느냐”며 “내부 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기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썼다.
다른 LH 직원도 “누가 개발해도 개발될 곳이었다” “1만 명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 걸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상적인 투자였다는 주장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데도 투기 의혹 당사자를 감싸는 반응에 ‘적반하장’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이날 총리실 직속으로 국무조정실과 국토부,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을 출범시키고 토지거래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와 공기업 전 직원, 신도시 관할 지자체의 신도시 담당 공무원이 대상이다. 지구별 입지 발표 5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무 이력이 있는 사람으로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도 함께 조사한다.
정부와 LH가 재발 방지를 공언하고 있지만 LH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대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인척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이를 적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