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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장’ 앞세운 오세훈 깜짝 뒤집기… 安과 중도싸움 치열할듯

입력 | 2021-03-05 03:00:00

[4·7 보선]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 확정



주먹 불끈 쥔 오세훈-박형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 후보와 박 후보는 경선 결과 각각 41.64%와 54.40%를 득표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우리도 이 정도 차이로 승리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4월 보궐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캠프 핵심 관계자는 4일 경선 결과 발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내에선 득표수의 10%를 더해 주는 여성가산점 변수 때문에 박빙 승부 또는 나경원 후보의 근소한 우세를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 달간의 본경선 레이스에서 오 후보가 ‘나경원 대세론’을 뚫고 깜짝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 중도층 표심 당락 갈랐다

오 후보는 당원 투표 20%, 일반 시민 여론조사 80%로 치러진 1차 경선에서 당원 투표에선 나 후보에게 뒤졌지만 여론조사 1위를 거둔 사실을 언급하며 중도층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경선 토론에서도 줄곧 나 후보를 향해 ‘강경 보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가 줄곧 우세한 결과가 나오면서 ‘나경원 대세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개표 결과 오 후보는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경선에서 41.64%를 얻어 36.31%를 얻는 데 그친 나 후보에게 5.33%포인트 앞섰다. 만약 여성가산점을 제외할 경우 오 후보가 약 9%포인트 차로 앞섰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더 높다는 민심이 드러난 것”이라며 “민심이 당심을 이겼다”고 평가했다.

오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연설에서 “지난 10년간 많이 죄송했다. 죄책감, 책임감을 가슴에 쌓으며 용서 받을 수 있는 날을 준비해 왔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무도한 문재인 정부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역사적 소명을 주신,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2000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오 후보는 2006,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다가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사퇴했다.

○ 단일화 ‘최대 변수’도 중도층

강경 보수 이미지가 강했던 나 후보 대신 온건 중도 노선을 지향했던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맞붙게 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누가 더 중도층을 설득하는지에 따라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시장은 1년 남짓한 임기밖에 주어지지 않아 당선되자마자 시정을 제대로 할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서울시민들이 생각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오 후보가 안 후보를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어 “이제 자연인 오세훈이 아니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된 것”이라며 당력을 총동원해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장 야권 후보 단일화 1라운드는 ‘경쟁력’과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단일화만으로는 지지층을 모으기 어렵다”며 “서울시 공동 운영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놓고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된다. 또 안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보수 지지층이 오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날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박형준 후보가 54.40%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2위 박성훈 후보(28.63%), 3위 이언주 후보(21.5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형준 후보는 “부산이 이대로는 안 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민의 기대가 반영돼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 같다”며 “누가 위기의 부산을 건져낼 수 있을지 비전과 정책 대안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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