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당대표 사퇴후 재보선 지원… 2016년 총선승리 이끈 文 좇아 책 집필-광흥창 사무실 마련 등 文대통령 대선 준비 과정과 닮아 예능 출연 ‘엄중 낙연’ 탈피 시도
계란 맞은 이낙연 “처벌 원치않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5일 민심 탐방 등을 위해 방문한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에서 계란에 맞는 일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춘천 중도에 들어설 ‘레고랜드’에 반대하며 그곳에서 나온 선사 유적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50대 여성이 던진 계란에 맞았다. 이 대표는 계란을 닦아내고 마스크를 바꿔 쓴 뒤 예정대로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는 (경찰에) 그분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알렸다. 간절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적었다. 강원도민일보 제공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 오영훈 비서실장 등 이 대표 측근 의원들은 5일 회동을 갖고 이 대표의 선거 지원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 등과 함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앞서 이 대표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출근하지 않고 바로 선거 현장으로 뛰기 시작할 것”, “서울도 부산도 ‘후보보다 이낙연이 더 뛰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다” 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 중진 의원은 “4월 재·보선 결과에 자신의 정치 운명이 달려 있는 이 대표가 후보들보다도 솔직히 더 절박한 심정 아니겠냐”고 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2016년 1월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그해 4월 총선 승리를 이끌어냈던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은 국민의당과의 분당(分黨),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공격 등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문 대통령의 상황처럼 최근 이 대표도 ‘사면 발언’ 후폭풍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등 위기감이 커졌다는 점이 흡사하다”며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선 후보의 길’을 걸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앞서 이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부터 이어졌던 ‘엄중 낙연’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최근 보좌진에게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주변과의 스킨십을 부쩍 늘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이들과 소통에 나선 것도 이런 행보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평균 10세 어린이 6명과 반말로 인터뷰를 갖는 예능에 출연했다. 이 대표 측은 “2월 초 미리 촬영한 것”이라며 “어린이 MC들의 동심 가득한 질문 세례에 이 대표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낙연이 대신 연이라고 불러줘’라고 말하는 등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네 빵집과 만두가게 등을 직접 찾아 친환경 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가는 모습을 올리는 등 자신이 처음 제안한 ‘한 끼 포장’ 캠페인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