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LH 투기 의혹’ 조사단 실효성 논란
휴일인 7일 열린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외에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대지 국세청장 등 경제 분야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흘 연속 관련 지시를 내리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본색원(拔本塞源)의 의지를 부각했지만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일단 ‘수사’ 아닌 ‘조사’에 집중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산 119-1. 벌채한듯 산 능선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광명=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실 주도로 국토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경기도, 인천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렸다. 국토부는 LH를 소관으로 둔 신도시 개발 주무 부처고, 3기 신도시 6곳(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시흥)은 경기도와 인천시 소재다. 정부는 “행안부는 각 지방자치단체 총괄이고, 경찰청은 의심 내역 조사와 향후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8일 1차 회의를 개최한다.
조사단은 우선 조사 대상인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및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를 받아 3기 신도시 토지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재직자는 물론이고 퇴직자 및 가족에 대한 동의서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번 주에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문제는 조사 대상의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국토부 직원 4000명, LH 직원 1만 명, 지방 주택 및 도시공사 전 직원, 각 지자체 3기 신도시 담당 부서 근무자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형제자매는 제외)을 포함하면 조사 대상이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野 “부동산 투기, 즉각적 대대적 수사 사안”
야권은 또 “왜 전면적인 수사에 바로 착수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 사건은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합동조사단의 전수조사로 시간이 지연되고 증거가 인멸되도록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 광명신도시 예정지 주민들 100 여명이 5일 오후 경기 시흥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열린 (가칭) 시흥광명신도시 대책위원회주최의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있다. 광명=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에 대해 여권은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에 검찰이 나설 수 없다”는 태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LH 직원 투기 행위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 중요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여론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이번 사건에 검찰이 투입돼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끔 법, 제도가 바뀌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6대 중요 범죄에는 부패도 포함되지만 뇌물 액수 3000만 원 이상, 4급 이상 공무원의 부패 범죄만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긴 애매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검찰 직접 수사를 죄악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검찰이 먼저 나설 분위기도 아니지 않냐”고 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하경·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