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라이벌은 옛말
가입자 뺏기 소모전 줄어들자 3사 영업익 1년새 모두 늘어나
기존 IT기업들과 경쟁 넓히며 새 성장동력 함께 찾아나서

이통 3사는 3일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 투자를 통해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있는 원스토어에 KT와 LG유플러스가 총 260억 원을 투자하며 3사의 지분은 53.9%가 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단순 투자를 넘어 원스토어의 공동 경영체제 구축에 나서게 된다.
세 회사는 앞서 모바일 인증서 ‘패스(PASS)’ 구축에도 손을 잡았다. 이통 3사는 각자 운영하던 모바일 인증서를 2018년 통합해 패스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ICT 기업들이 대거 모바일 인증서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패스 가입자는 지난해 말 3100만 명으로 카카오(2000만 명), 토스(2400만 명) 등을 앞지르고 있다. 이통 3사의 공동 마케팅 등에 힘입은 결과다. 또한 KT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협력체 ‘AI 원팀’에 LG유플러스도 참여하고 있다.

이통 3사가 탈(脫)통신을 추구하면서 경쟁 상대가 IT 업계 전체로 확대되면서 3사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원스토어 지분 투자는 앱 마켓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구글, 애플에 맞서 이통 3사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패스 인증서를 통한 협력도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IT 기업과의 디지털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 이외의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만 업계에서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아 고민이 크다”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통사들이 힘을 합쳐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3사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28GHz(기가헤르츠) 초고주파 대역 5G 통신망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통 3사가 상대적으로 열세인 게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