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정부, LH 의혹 1차 조사범위 확대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화상 보고를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합동조사단장을 맡은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한) 2018년 12월로부터 5년 전인 2013년 12월부터의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를 조사 범위로 못 박은 것. 그는 “지구 지정 전부터도 (땅 투기) 검토가 이뤄졌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2013년 12월부터 거래내역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이 검토하는 1차 조사 대상자 규모는 2만3000여 명이다. 최 차장은 “국토부 직원 4500명, LH 9900명 이외에 지방자치단체 대상자 6000명과 지방공기업 3000여 명 등”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사단이 직원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토지 거래내역을 살피겠다고 밝혔던 만큼 조사 대상은 10만 명까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사 대상 신도시(미니 신도시 포함)는 2018년 12월에 발표한 경기 남양주 왕숙, 경기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경기 과천, 안산 장상, 2019년 5월에 발표한 경기 고양 창릉, 경기 부천 대장, 올해 2월 발표한 경기 광명·시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구준 국수본부장으로부터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단 운영방안’을 보고받고 “국수본 특별수사단을 합수본으로 확대해 개발 지역에서 공직자를 포함한 모든 불법·탈법적 투기행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이 이번 주에 국토부와 LH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 내용을 토대로 국수본에 수사를 의뢰하면 국수본을 중심으로 한 합수본이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 차장은 “특별수사단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자금 추적 등을 위해 국세청과 금융위 등도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에 합수본이 출범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터진 부동산 투기 의혹에 당정은 후폭풍 총력 차단에 나섰다. 이날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국가 정보를 악용해 땅 투기를 하다니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배반”이라며 “법적으로 죄를 따져 패가망신할 정도로 엄히 다스리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이 출석한 가운데 LH 투기 의혹에 대한 긴급현안 질의를 하기로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유성열·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