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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방역당국이 선을 긋고 나섰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8명의 의심사례와 백신의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심사례 8명 모두 기저질환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는 게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 판단이다. 해외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해외 선진국이나 국제기구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의 이번 판단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피해조사반, 코로나19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 없다고 결론
피해조사반은 이번 사례에서 사망 신고된 8명을 조사했다. 20대 1명과 40대 1명, 50대 4명, 60대 2명이며, 모두 요양병원 입원환자였다. 8명 모두 기저질환도 앓았다.
피해조사반이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낮다고 판단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8명 모두 백신을 맞은 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나필락시스는 급성 알레르기성 반응이다. 접종 관찰 시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아나필락시스양(樣), 아나필락시스 3가지로 구분하며, 그중 접종 후 사망에 이르는 위험성이 있는 중증 이상 반응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만을 말한다.
피해조사반은 또 같은 기관과 같은 날짜, 같은 제조번호 백신 접종자를 조사한 결과,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나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백신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예방접종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8명이 사망할 당시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중곤 피해조사반장은 “조사 대상 중 4명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검 결과를 확인하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에서 추가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추가 신고된 사망 사례 3건과 중증 사례에 대해서도 해당 지자체와 함께 역학조사 중”이라며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평가 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상반응 의심사례 3915명…백신과 사망 인과관계 해외 전문가도 부정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226명 늘어난 3915명이다. 그중 3866명(신규 223명)은 예방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두통과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였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이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근거에는 해외 방역당국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보건 전문가나 일반시민이 백신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옐로카드’ 감시 제도를 운용 중이다.
MHRA는 지난 2월 14일 영국에서 접종이 이뤄진 화이자 백신 830만회분 중 2만6823건이 옐로카드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총 690만회 접종분 중 3만1427건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부작용 사례는 발열과 근육통, 두통 등이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했다. 접종자 대비 부작용 발생 비율은 아스트라제네카가 0.45%, 화이자가 0.3%로 두 백신 모두 1% 미만이었다.
미국 전문가들 판단도 다르지 않다. 존 브라운스타인 하버드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백신은 안전성 검토가 충분히 이뤄진 후 승인한다”며 “지금까지 사망 사건과 관련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