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직원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주도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 수사에 대해 “차명으로 거래한 윗선은 쏙 빠져나가고 하위직 직원들만 걸릴 것이 뻔하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자신을 대검찰청 직원이라고 밝힌 A 씨가 ‘검찰 수사관의 LH 투기의혹 수사지휘’라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검찰, 아니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를 했다면 오늘쯤 국토부, LH, 광명시흥 부동산업계, 묘목공급업체, 지분 쪼개기 컨설팅업체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 했을 것”이라며 “논란이 나온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범죄자인 국토부와 합동수사단을 만드나”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근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며 “윤 전 총장이 공적정보를 도둑질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증거 인멸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했다”며 “지금 토지거래 윗선들은 차용증을 다시 쓰고 이메일을 삭제해 증거를 인멸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A 씨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2011년 보금자리 지정이 해제된 후 이를 다시 추진했던 결재라인, LH에서 보상규모의 견적을 정한 담당자, 광명시흥 결정사유, 토지거래 계약자들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경찰들이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해봤자 차명으로 거래한 윗선은 쏙 빠져나가고 (선배들이 하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해 실명으로 거래한)하위직 직원들만 걸릴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거래, 토지거래를 추적해서 신속하게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며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수사를 하고 싶어 하는 검사와 수사관이 많은데 안타깝다”고 하며 국수본이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