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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빼앗은 여성 일자리…“쉬세션, 비극적인 충격”

입력 | 2021-03-09 13:51:00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두 명의 여성 거물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여성들이 입은 경제적 충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불가리아 경제학자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한 화상 포럼에서 만나 이 같은 견해를 교환했다.

특히 이들은 ‘여성’(she)과 ‘경기침체’(recession)를 합성한 ‘쉬세션’(She-cession)이라는 말을 동원해 최근의 경기 불황이 서비스업에 더 큰 타격을 주면서 주로 여성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제조업·금융업 등에서 남성들이 주로 실직하면서 ‘맨세션’(Man-cession)이라는 말이 나왔던 것과 반대의 현상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포럼에서 “이번 위기는 여성과 청년,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줬다”면서 “일부에서는 쉬세션이라는 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옐런 장관은 “이번 위기가 여성에게, 특히 저숙련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준 충격은 절대적으로 비극적인 것”이라며 호응했다. 그는 “지금까지 벌어진 일은 극도로 불공정했다”면서 “여성은 훨씬 더 큰 일자리 상실을 겪어왔고 그들은 대면 수업을 못 받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노동시장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그러면서 “영원한 ‘낙인’(scarring)이 우려된다”면서 이번 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다시는 노동시장에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이번 팬데믹의 봉쇄 조치로 충격을 받은 산업이 유통과 음식점업 등 여성 근로자가 많은 곳에 집중됐다”면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비율은 팬데믹의 충격으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여성 가운데서도 흑인과 히스패닉의 실업률은 각각 9.1%, 8.6%로 백인 여성(5.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여성, 비(非)백인 등 취약계층이 경제적 타격을 더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