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투기 의혹이 있는 LH 관련 여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8일 오후 경기 광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광명시흥사업본부의 모습. 광명=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토지주택도시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이 이미 2년 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기됐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보면 ‘3기 신도시 관련 전수조사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2019년 5월 9일 게시됐다. 이 청원은 마감인 같은해 6월 8일까지 총 3727명의 동의를 얻어 답변 기준인 20만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청원인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시 창릉신도시는 지난번에 1차 발표 전 정보 유출로 부동산 투기가 예상돼 지정이 취소된 곳과 겹친다”라며 “문제는 이 지역 땅을 정부 관계자나 LH 관련자들이 샀다는 이야기가 많이 돈다는 것”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취소됐던 지역이 다시 지정된 것을 일반 시민들은 쉽사리 이해하기가 힘들다. 철저한 조사로 의구심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2019년 5월 9일 게시된 한국토지주택도시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해당 청원인이 의혹을 제기한 창릉 신도시는 지난 2018년 LH의 내부 검토 도면 유출 사건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LH는 당시 창릉 지역을 신도시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1년 후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실제 위치가 유출 도면과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청원 외에도 ‘불법 투기 만연해 있는 창릉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요청’, ‘창릉 신도시 지정 관련 국정감사 및 특검 요구’ 등이 올라왔다.
다만 이번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역은 광명·시흥 신도시다.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국토부·LH 직원 및 가족의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6곳과 100만㎡ 이상 택지인 과천, 안산장상 등 총 8곳의 토지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2년 전 의혹이 제기된 고양창릉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투기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