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파문이 4·7 보궐선거에는 부동산 투기 및 특혜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전쟁으로 불똥의 튀었다. LH 사건으로 코너에 몰린 여당은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에서의 ‘야당 인사 특혜 의혹’ 프레임을 내세우며 파상공세에 들어갔고, 야당은 ‘LH 국정조사’와 형사 고발 카드 등으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부동산 비리 전투’ 결과에 따라 4·7 보선의 판세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민주 “서울, 부산 야당 부동산 특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0일 전날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제기했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특혜 의혹에 대해 이틀째 공세를 펼쳤다. 그는 “오 후보의 권력형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부인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 국토교통부에 (보금자리주택) 관련 지정을 해달라고 공문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가) 보낸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심각한 부동산 비리”라고 주장했다.
야당 집권기 혹은 야당 인사들의 부동산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현재 여권이 뭇매를 맞고 있는 부동산 투기 의혹 블랙홀로 야당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전형적인 네거티브 물타기”…정면 돌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전형적인 물타기 시도”라고 규정하며 국민들의 관심이 분산되지 않도록 국정조사 추진 등을 통해 ‘LH 정국’을 이어갈 방침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소상공인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민주당의 ‘물타기’)은 상투적으로 하는 수법”이라며 “진실도 아닌 걸 꺼내들었기 때문에 우리 선대위 차원서 적절한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같이 명동을 방문한 오 후보는 “(이미) 소상히 설명한 것처럼 전혀 문제될 것 없는 것 가지고 곰탕 우려내듯 흑색선전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고,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딱하단 생각이 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문제삼는 ‘서울시 공문’은 국민임대주택이 보금자리주택으로 명칭이 바뀌어 형식적 절차를 갖취기 위한 공문”이라며 해명받아쳤다. 이날 서울시장 선대위 유경준 총괄선대본부장과 전주혜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대검찰청을 방문해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천준호 고민정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선 ‘엘시티 의혹’이 점차 부각되자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실체도 별로 없는데 이것을 부풀리고 선거에 활용되도록 만드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면서도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철저히 조사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신공항 주변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의 공정에 대한 감정과 의식을 크게 건드리는 문제”라며 “투기 세력들이 얼마나 준동을 했는지,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공을 펼쳤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내주 부산으로 내려가 박 후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