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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 대상 확대 이후 공공기관 직원 투기 기승”

입력 | 2021-03-11 03:00:00

[신도시 투기 의혹 확산]정부 3기 신도시 추진속도 높이려
비거주민에도 아파트 우선 공급권




정부가 3기 신도시 추진 속도를 높이려고 토지보상 대상을 늘리고 혜택을 키우면서 공공 부문 직원들의 투기가 더 기승을 부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변화의 의미를 빠르게 파악한 공공 부문 직원들이 재산 증식의 기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부터 신도시 토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대토보상을 활성화하고 토지주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3기 신도시 추진 속도를 높이는 한편 현금으로 보상할 경우 이 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취지였다.

일례로 정부는 거주민에게 우선 공급권이 주어지는 택지 종류에 단독주택 용지 외 공동주택 용지를 추가했다. 거주민들끼리 조합을 꾸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현지에 거주하지 않는 토지주에게 우선 공급되는 협의양도인 택지에 단독주택 용지 외에 아파트 특별공급 자격을 주는 방안도 도입했다.

한 토지보상 전문 감정평가사는 “토지 자체에 대한 보상액은 시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익이 크지 않아 일반인들은 토지 투자를 결심하기 쉽지 않다”며 “투기 의혹이 있는 LH 직원들은 협의양도인 우선공급 택지 등 관련 규정과 정부 정책 변화를 빠르게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지 투자 전문 컨설턴트는 “협의양도인 택지를 신도시 어디에 받느냐도 향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LH 직원이라면 토지를 배정받을 때 유리할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내부자 거래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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