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투기 의혹 확산]올해 출범한 경찰청 국수본 중심 금융위-국세청 등서도 37명 참여 정총리 “유기적 연계-소통 중요”… ‘檢 기소담당’ 역할분담 분명히 해 文, 與 원내대표단 靑 오찬서 “이해충돌 방지 제도화” 강조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맞은편 왼쪽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공동취재단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진상 규명하고 위법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할 것이다.”(오전 10시, 정세균 국무총리)
“공직자가 오이 밭에서 신발을 만지지 않도록 이해충돌 방지 제도까지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오전 11시 40분, 문재인 대통령)
○ 검찰 없이 국수본 중심으로 LH 수사
김창룡 경찰청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2021.03.10.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과 회의를 열고 “수사를 맡은 경찰, 영장 청구와 공소 제기 및 유지를 담당하는 검찰 간의 유기적 소통과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검찰은 기소를 담당하라는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한 것.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 초기라 기관 간 협조에 다소 부족함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경 간 협력의 모범사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를 770명 규모로 꾸리기로 했다. 수사를 전담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인력 74명 외에 18개 시도 경찰청에서 659명의 경찰이 파견되며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 37명도 참여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 아래 경찰이 매머드급 수사본부를 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장을 맡은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총리실에 와 있는 검사 1명 외에 부동산 전문 검사 1명이 합조단에 추가 파견돼 수사가 아닌 (수사의뢰 및 기소 등) 법률 지원을 하게 된다”고 했다.
향후 LH 의혹 수사의 주축이 될 합수본에서 검찰을 배제한 것. “검찰, 감사원이 빠진 부실 조사와 수사”라는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국수본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 출범한 국수본은 정권의 명운이 걸린 수사로 첫 시작을 하게 됐다. 한 여당 의원은 “경찰 국수본이 주축이 되는 합수본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정치적 파급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해충돌 방지 제도화까지 확대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을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해충돌 방지 입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근본 대책 중 하나가 이해충돌 방지를 제도화하는 것일 수 있다. 공직자들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입법까지 이번에 나아갈 수 있다면 투기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투기 근절 방지책 마련을 거듭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원내에 공직자 부패근절 TF를 마련해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