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투기 의혹 확산]LH직원 투기 의혹 전방위 번져
전국 공공주택지의 땅 주인들로 이뤄진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가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서 LH를 규탄하고 있다. 시흥=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에서도 소속 공무원을 조사한 결과 각각 6명, 8명이 광명·시흥 신도시지구 내에 토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이 지자체 공무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 아내 소유 땅 개발 조기 추진 내걸고 당선
A 의원은 부인이 땅을 매입한 지 6개월 뒤인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며 ‘V-city 사업 조기 추진’을 주요 선거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A 의원은 당시 선거 공보물에 “V-city와 배곧신도시를 연결하여 배곧과 정왕동을 하나로 개발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V-city 사업과 정왕동 재생사업을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 의원은 출마 전 20년 이상 건축사로 활동하며 지역의 여러 건축 관련 협회 간부를 지냈다. 그는 당선 이듬해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이다.
인근 부동산 업주는 “정왕동 개발 예정지는 최근 3, 4년 사이 호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면서 “요즘은 매물이 나오지 않아 없어서 못 산다”고 했다. B 씨는 해당 토지를 1평(약 3.3m²)당 약 80만 원에 매입했는데, 개발 예정지 내 최근 거래 사례를 보면 현재 평균 시세는 평당 100만 원 선이라고 한다.
A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토지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으며 투기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었다. 매입 당시 막연히 개발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득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광명·시흥시 공무원 14명 투기 여부 조사
광명시는 10일 소속 공무원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명이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가학동 임야 793m²를 지난해 매입한 것으로 드러난 광명시 소속 6급 공무원을 포함하면 총 6명이다.
광명시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공무원 5명은 5급 2명, 6급 2명, 8급 1명이다. 취득연도는 2015년과 2016년, 2017년 각 1명, 지난해 2명이다. 이들은 각각 지난해 옥길동 논 334m², 2019년 광명동 밭 100m², 2016년 노온사동 대지 124m², 지난해 노온사동 밭 1322m², 2015년 가학동 밭 1089m²를 취득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취득했는지는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시도 이날 소속 공무원 8명이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중 7명은 토지 보유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경매를 통해 91m²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5급 공무원 1명에 대해 토지 취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 kts5710@donga.com·박종민 / 시흥=오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