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모습. © News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정하면서 동맹 관리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시행했던 아시아 회귀 정책인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악이라고 불리는 한일관계 개선에 힘을 쏟을지가 주목된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10일 블링컨 장관의 방한 소식을 밝히며 17일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18일엔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2+2’ 회담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동맹복원 차원에서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대중국 견제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바이든 행정부를 끌어들이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일본측에서 한국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 ‘해법’을 만들어 오라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된다.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장관 취임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한일 외교수장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모테기 외무상이 의도적으로 강 대사를 만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우리 정부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앞서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블링컨 장관이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블링컨 장관이 오바마 정부 당시 차관을 지낼 당시 한미일 차관회의를 만들어낸 주역”이라며 “대중국견제에 한미일이 함께하자는 의미로 한일 양자 간 타결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단 일본측에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면서 “또 미국이 압박을 한다고 해도 우리 정부에서도 박근혜 정부 당시처럼 한일 간에 서둘러서 합의를 이루는 데 거부감 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오바마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위해 한일 위안부 합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당시 무리한 합의로 역풍이 불었다. 한국 내에서 여론이 악화되고 결국 화해치유재단도 해산됐다. 미국의 한일관계 관여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