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과 첫 상견례 때 선물 "당연한 것 없기에 아직까지도 너무 고마운 마음"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SSG 랜더스 선수단과 첫 상견례에서 자신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우완 투수 이태양(31)에게 깜짝 선물을 건넸다.
지난달 25일 한국에 입국해 경남 창원에서 2주 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추신수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오후 3시께 경기장에 도착한 추신수는 유니폼을 모두 차려입고 경기를 마친 뒤인 오후 4시께 그라운드에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미국에서 여기 오기까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마음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기려고 왔기 때문이다”며 “좋은 경험을 쌓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이 팀에서 모든 선수들과 한마음이 되어 이기려고 왔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와서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고, 저를 안 어려워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마친 추신수는 자신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이태양에게 ‘깜짝 선물’을 안겼다. 바로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로저드뷔 시계였다.
등번호 17번은 추신수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용한 번호다. 부산고에서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을 때에도 등번호 17번을 썼던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줄곧 17번을 등번호로 사용했다.
추신수는 선물을 건네면서 “저한테 17번은 굉장히 의미있고 어렸을 때부터 제 이름 뒤에는 항상 17번이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등 번호가 가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제가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이태양 선수가 먼저 양보해줘 고마운 마음에 미국에서 먼저 준비해서 왔다.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상견례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도 추신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17번을 달았고, 나에게는 17번이 굉장히 의미있는 번호다. 특별한 숫자고, 야구 선수로서는 뗄 수 없는 애착이 가는 번호”라며 “SSG에 오기로 결심한 뒤 누가 17번을 쓰고 있는지 물어봤다. 부탁을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이태양 선수가 먼저 마음을 이해해서 양보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추신수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항상 받으면 고맙다는 표현을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번호를 양보해 준 선수에게 선물하는 것이 항상 있는 일인데, 조금 더 특별한 것을 하고 싶었다”며 “마침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 시계가 있어서 미국에서부터 준비했다. 아직까지도 너무 고마운 마음”이라고 재차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선물을 받은 이태양은 “갑자기 처음에 큰 선물을 주셔서 경황이 없었다. 선물을 받아야할지 고민도 됐다”며 “생각해서 주신 만큼 좋은 기운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추신수 선배가 잘 적응하시도록 옆에서 돕겠다”고 다짐했다.
선물을 전달한 추신수는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악수를 나누며 상견례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기러 왔다. 선수들이 모두 잘 뭉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