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팅위 9단 ● 신진서 9단 본선 16강 3국 3보(34∼52)
백 34가 판팅위 9단이 준비한 수였다. 한눈에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임을 짐작하게 한다. 언젠가부터 인공지능은 기사들의 과외선생으로 자리 잡았다. 너 나 할 것 없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돌려 자신이 둔 바둑의 복기는 물론이고 일류 기사들의 기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흑 35는 공격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었지만 과했다. A로 지켜 상변 침입을 완화시켜야 했다. 백 36이 침입 기회를 놓친 완착. 참고 1도처럼 흑 6까지 교환하고 백 7로 상변을 침투할 곳이었다. 실전은 흑 37이 빛나는 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백 38도 실착의 멍에를 피할 수 없다. 참고 2도처럼 처리한 뒤 백 7로 뛰어들어 가야 했다. 백 38로 붙이면 44까지는 필연의 진행이다. 그런데 흑 45가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완착이다. B로 상변을 지켰으면 흑이 확실히 편한 포석이었다. 백 46의 상변 침입으로 52까지 다시 팽팽한 국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