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北대사대리 채널A 인터뷰 “북미회담 재개 염두 비밀리 운영”
2019년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 대사대리(사진)가 “2019년 7월부터 북한 외무성이 ‘612호실’을 비밀리에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만난 2018년 6월 12일에서 착안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류 전 대사 대리는 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612호실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612호실 구성에는 최선희 외무상 제1부상과 리태성 북미국 담당 부상, 김명길 전 주베트남 북한 대사가 핵심으로 참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북한은 백악관과의 대화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던 것이다. 류 전 대사 대리는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북-미 실무회담도 이 612호실에서 관여했다”고 말했다.
류 전 대사 대리는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리선권 외무상에 대해서는 “정치군인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리선권 대신) 최선희가 완전한 ‘미국통’이자 대미(對美) 외교라인의 총괄자”라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등 북-미 협상 결렬에 대해 류 대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핵에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류 전 대사 대리는 “현재 북한은 총 56개의 해외 대사관 및 총영사관을 운영 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화되면 폐쇄되는 대사관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북한의 대외 활동 영역이 훨씬 더 좁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상태다.
박수유 채널A 기자 apori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