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기자
다른 곳은 별로 안 다쳤다는 소식과 앞뒤가 거의 완파된 사고 차량의 모습이 함께 전해졌다. 차량 안전 문제가 조명 받았다. 사고가 난 뒤에 알게 되는 건 ‘수동적 안전’이다. 차가 탑승객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차량 앞의 엔진룸과 뒤쪽 짐칸은 사고 시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한다. ‘크럼블 존’이란 개념이다. 잘 찌그러지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다. 승객 공간인 ‘캐빈룸’은 무너지지 않고 원래 형태를 최대한 지켜야 한다. 강도 높은 철강재가 많이 쓰인다. 안전띠와 에어백도 중요한 장치다.
승객 공간만 잘 지켜낸다고 안전한 차는 아니다. 요즘은 ‘능동적 안전’이 주목받고 있다. 사고 자체를 막으려는 기술이다. 앞차를 추돌할 가능성을 감지해 차량 스스로 제동하는 전방추돌 방지 기술이 대표적이다. 보행자나 중앙선을 넘어온 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면 차가 알아서 운전대를 돌리는 기술도 조금씩 적용 중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잘 갖춘다고 안전한 차가 완성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남아있다. 사람이다. 안전한 차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운전자다.
음주, 졸음, 부주의, 과속.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지목하는 위험 요소다. 맨정신으로 운전에 집중하고 과속만 하지 않아도 치명적인 사고 위험이 급감한다. 국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70%는 졸음과 주시 태만 때문에 발생한다는 조사도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한적한 도로의 내리막 곡선 구간을 달리던 차가 중앙분리대와 건너편 2개 차선을 가로질러 도로변을 굴렀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즈는 차를 정상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더 안전한 도로를 만들지도 모른다. 기술은 술에 취하거나 졸지 않고 스마트폰에 한눈팔거나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과속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