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 박정태 활약 보며 꿈 키워… 운동 시작하며 밥먹듯 드나든 곳 한국에 야구하러 온 것 실감난다”
부산고 시절 추신수는 투타 모두에서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유니폼과 발목 보호대에 그의 상징과도 같은 번호인 17번이 보인다. 추신수 가족 제공
어린 시절 추신수(39)에게 롯데의 안방 부산 사직구장은 꿈의 무대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9세 때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는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외삼촌 박정태 전 롯데 2군 감독(52)을 바라보며 야구를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뛰었던 지난해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어릴 때 꿈은 롯데에서 삼촌과 함께 뛰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 야구부 훈련이 끝나면 훈련복을 입은 채로 버스를 타고 사직구장으로 갔다. 삼촌이 구해서 입구에 맡겨둔 표를 갖고 야구장에 들어갔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부산고 시절 그는 롯데가 원정을 떠날 때면 사직구장에서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를 하곤 했다. 고3이던 2000년 장외 홈런을 터뜨린 적도 있다.
미국 진출 후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나서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다시 사직구장을 찾았다. 당시 대회 직전 사직구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며 이대호 정근우 김강민 등 동갑내기들과 호흡을 맞춘 끝에 아시아경기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국내 복귀를 결심한 뒤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친 추신수가 11일 처음 찾은 국내 야구장 역시 사직구장이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에 선 추신수는 “이곳은 제가 야구 선수로서 꿈을 품은 곳이다. 야구를 시작한 뒤 정말 밥 먹듯이 들락날락했다. 한국에 야구를 하러 왔다는 사실이 정말 실감 난다”고 말했다. SSG에 입단한 추신수는 앞으로 롯데의 상대팀 선수로 사직구장에 서게 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