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딱, 딱, 딱, 딱, 딱…’ 부싯돌끼리 부딪치는 듯한 파열음이 고요하던 화성 하늘의 정적을 뚫고 울려 퍼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18일 화성의 예저로 분화구에 착륙해 탐사중인 탐사로버 ‘퍼시비어런스’가 화성 암석에 레이저를 발사해 나는 소리를 녹음해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 음향자료 링크: 미국 탐사로버 퍼시비어런스가 쏜 레이저를 맞은 화성 표면의 바위가 내는 소리
https://soundcloud.com/nasa/perseverance-mars-supercam-laser-impacts-on-rock-target
퍼시비어런스는 지난 2일 3.1m 거리에 있던 현무암 재질 바위 ‘마즈’에 10초간 30회에 걸쳐 녹색 빛 레이저를 쐈다. 마이크에는 10초간 초당 3회씩 레이저를 맞은 바위가 타며 내는 소리가 기록됐다. 다른 행성에서 진행된 레이저 실험의 소리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퍼시비어런스가 바위에 레이저를 쏜 이유는 바위의 성분과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퍼시비어런스의 머리에 돛대처럼 달린 ‘슈퍼캠’에는 레이저와 고화질 카메라, 녹음기 등을 장착한 5.6kg 무게의 센서 헤드가 달려있다. 최대 7m 떨어진 표적에 레이저를 발사해 기화된 암석 구름을 만든다. 이 구름을 카메라와 분광계로 분석하면 성분을 파악할 수 있다. 마즈는 마그네슘과 철분이 많은 현무암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바위가 내는 소리도 중요한 분석 요소다. 바위의 단단한 정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위가 낸 소리 중 일부는 다른 소리보다 조금 더 크게 들린다. 이 지점이 경도가 더 강한 지점인 셈이다. 로저 바인스 NASA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 슈퍼캠 수석연구원은 “8년 전 이 ‘악기’를 꿈꿨을 때 우리는 너무 야심이 많다고 걱정했다”며 “이제는 매력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