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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면하려…” LH 직원 잇딴 사망 소식에 여론 ‘싸늘’

입력 | 2021-03-13 16:00:00

사진출처=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최근 신도시 투기의혹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이다. 심지어 고인을 모욕하거나 조롱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들을 위한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에 이와 관련된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투기 의혹 초반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시위를 하러 온 시민들을 향해 “높은 층이라 안 들린다, 꿀잠”이라는 글과 “꼬우면 이직하든가”, “니들이 암만 열폭(열등감이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국회의원이 더 한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하냐‘ 등의 글을 올렸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해 비판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12일 경기 분당에서 LH 본부장급 간부 A 씨(56)가 변사체로 발견된 데 이어 13일 오전에도 파주에서 50대 직원 B 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블라인드에는 고인에 대한 지나친 막말과 비난을 쏟아내는 글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LH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에 “이번 죽음으로 동정론이 생겨 수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는 지적하는 글을 비롯해 일부 누리꾼들은 “죽음으로 (책임을)면피하려고 하다니 무책임하다”, “하나도 안타깝지 않은 죽음”라는 도에 지나친 반응을 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 북부경찰청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50분경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컨테이너 안에서 50대 LH 직원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부동산 투기 첩보가 입수돼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앞서 전날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50대 LH 본부장급 간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집에서는 ‘국민에 죄송하다’,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LH 투기 의혹 수사 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