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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백신 맞고 고열에 울면서 퇴근…코피 난 직원도 다음날 바로 출근”

입력 | 2021-03-15 12:47: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의료진이 근육통 등 이상증상이 나타나 병가를 냈지만 병원에서 반려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향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받고 고열, 근육통 때문에 도저히 병원에 출근할 수 없어서 병가 요청을 했더니 부서장이 ‘그럼 하루 쉬라’고 답변을 받아서 쉬었는데 다음 날 출근했더니 병가가 반려가 됐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어떤 병원 근무자는 고열과 오한이 너무 심했지만 대체 인력이 없어 근무하다가 결국 울면서 집에 가는 경우도 있었다”며 “혈압이 올라가고, 코피가 난 직원도 있었는데, 대체자가 없다는 이유로 다음 날 바로 출근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병원의 인력이 부족해 근무자들이 자유롭게 병가를 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쉬게 되면 그 업무를 다른 동료들이 부가적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본인에게 압박으로 온다”며 “그냥 눈치 보면서 안 쓰게 되는 게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가 백신을 맞으면 다음 날 휴가를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하루이틀 휴가를 주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주장과 관련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 “접종 후 면역 반응의 하나로 발열이나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접종 후 하루 정도 휴가를 받아 몸 상태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