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 아이의 친모로 확인된 외할머니 A 씨(49)가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아이를 낳은 사실이 없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15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북지방청 과학수사과는 A 씨를 대상으로 심리생리(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A 씨에게 5개 안팎의 질문을 했는데, 주요 질문은 아이를 낳은 사실이 있는가, 아이의 친부는 누구인가, 딸의 아이는 어디 있는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생리검사는 심장박동 등 답변자 생리 현상에서 참과 거짓을 파악하는 것이다. 경찰은 1주일 가까이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A 씨 심리를 분석했지만 실마리가 잘 안풀리고 있다.
경찰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이 사건을 풀 수 없다.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봐야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A 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만 해도 A 씨는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DNA) 검사 결과, 숨진 여아는 A 씨의 딸로 나타났다. 즉 A 씨의 딸 B 씨(22)는 엄마가 아닌 언니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A 씨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딸(B 씨)이 낳은 아기가 맞다”며 출산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아이의 친부를 찾는 것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또 B 씨가 낳은 아이의 출산 기록이 있고 출생 신고가 돼 있지만, A 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수소문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민간 산파와 위탁모 등은 아이의 사망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