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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휴가’ 제도화 급물살…전문가 “1, 2일 휴가면 충분”

입력 | 2021-03-16 21:25:00

동아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휴가를 주는 이른바 ‘백신휴가’ 도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예방접종 참여율을 높이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회의도 처음 열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백신휴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정 총리 발언 이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백신 휴가 도입방안을 논의했다.

아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1, 2일 유급휴가를 주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독감에 걸린 정도로 아팠다”는 ‘접종 후기’가 적지 않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 후 발열 등의 면역 반응은 대부분 48시간 안에 잦아들기 때문에 1, 2일 휴가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나 감염병예방법에 백신 접종 후 휴가 부여 근거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휴가가 강제 사항이 되려면 생리휴가처럼 근로기준법에 ‘백신휴가’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며 “권고 형태로 할지, 강제성을 부여할지 등은 관계부처 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백신휴가를 가는 사람의 범위도 정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접종 이후 아무런 이상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많은 만큼 어디까지 휴가를 줄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휴가는 해외에서도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일본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15일 기자회견에서 “경제계에 (백신휴가를) 독려하고, 국가공무원까지 포함해 시행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십홀딩스, 구보이 잉크 등 일부 일본 기업들은 백신을 접종한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장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자체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13일부터 백신 접종을 하는 근로자에게 4시간 유급휴가를 주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