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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까지 표준삼아 산정, 황당한 공시가

입력 | 2021-03-17 03:00:00

제주 단독주택 작년 표준 분석
빈집-무허가 건물 등 포함해 조사
집값 떨어졌는데 공시가는 올라




한국부동산원이 제주도 내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기준으로 관리하는 ‘표준 단독주택’ 4451채 가운데 47채는 폐가, 빈집, 무허가 건물 등 집값의 표준으로 삼을 수 없는 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단독주택 공시가격 발표 당시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단독주택 시세가 2.2% 떨어지고도 공시가격은 4.6% 올라 조사 과정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는 제주도 산하 공시가격검증센터가 16일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난해 감사원 지적에 따라 제주 내 표준주택 4451채 중 439채를 선정해 현장 조사한 결과다. 부동산원이 직접 공시가를 정하는 표준 단독주택은 인근 주택 공시가 산정의 기준이 된다.

조사 결과 표준 단독주택 선정의 원칙에서 벗어난 사례는 △폐가나 빈집 18채 △무허가 건물이 포함된 주택 16채 △상가 등 주택 이외의 용도로 리모델링된 건물 9채 △면적 계산에서 오류가 생긴 건물 4채 등이었다.

오류가 있는 표준주택은 전체 표준주택(4451채)의 1% 수준이지만 문제 있는 표준주택을 기준으로 공시가격이 산정된 주택은 총 1134채에 이르렀다. 가격 산정의 기준이 잘못돼 다른 주택 공시가격에도 오류가 생긴 것이다. 국토교통부 훈령인 ‘표준주택의 선정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개·보수 파손 등의 문제가 있는 주택, 무허가 건물 등은 표준주택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런 원칙이 간과되면서 제주지역 공시가격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원의 공시가격 산정에 오류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공시가격 체계 자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9.08% 상승하면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16일 공개되면서 세금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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