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투타겸업’ 맞대결 오타니가 웃었다

입력 | 2021-03-17 03:00:00

신시내티 선발 로렌즌에 2홈런
시범경기 16타수 9안타 맹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와 내셔널리그 투타겸업의 대명사 마이클 로렌즌(29·신시내티)이 시범경기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오타니의 KO 승이었다.

오타니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MLB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신시내티 선발로 등판한 로렌즌과 마주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3회말에는 초구 커브를 공략해 또 한번 같은 쪽으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이번 시범경기 기간 투수로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50에 그치고 있지만 타석에서는 16타수 9안타(타율 0.563)로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오타니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로렌즌 역시 계속 투타 겸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렌즌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 데뷔 시절부터 투타 겸업을 선택한 오타니와 달리 로렌즌은 원래 투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였다. 투수로 등판했을 때 3할에 육박하는 통산 타율(0.299)을 기록하고, 대타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불방망이를 자랑하자 야수로 출전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2019년 9월 5일 경기였다. 로렌즌은 이날 7회초에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구원 등판한 뒤 8회말에 역전 2점 홈런을 날렸고 9회초에는 중견수로 수비 위치를 바꿨다. 신시내티가 결국 6-5로 이기며 로렌즌은 승리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선수가 홈런을 치고, 야수로 수비도 하고, 승리 투수 타이틀까지 얻은 건 1921년 6월 14일 베이브 루스(1895∼1948) 이후 로렌즌이 처음이었다. 로렌즌은 그해 타자로 100경기, 투수로 73경기에 출전했다.

단, 60경기 단축 일정을 소화한 지난해에는 타자로 딱 1타석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범경기 때도 아직 타석에 들어선 적은 없다. 로렌즌은 “타석에서 방망이 솜씨를 보여줄 기회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