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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에 선택한 ‘늦깎이 센터’의 성공시대

입력 | 2021-03-18 03:00:00

양효진 아성 깬 ‘블로킹 퀸’ 한송이
레프트였으나 정대영 이적해 시작
정대영에 평균 0.002개 차 타이틀




국내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에서 개인 기록상을 연속으로 가장 오래 받은 건 프로배구 현대건설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으로 프로배구 여자부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는 주인공이 바뀌었다. KGC인삼공사 한송이(37·사진)가 새로운 ‘블로킹 퀸’이다.

한송이는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 29경기 113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79개를 기록하면서 세트당 블로킹 0.699개로 1위에 올랐다. 30경기 122세트에 출전한 한국도로공사 정대영(40)이 블로킹 수에서는 85개로 최다 기록을 남겼지만 세트당 평균 기록은 0.697개로 한송이에게 0.002개 뒤져 2위로 밀려났다.

원래 국가대표 왼쪽 날개 공격수로 활약하던 한송이가 미들 블로커(센터)로 포지션을 바꾼 데는 정대영이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GS칼텍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정대영이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국도로공사로 떠나자 당시 팀을 이끌고 있던 이선구 감독이 한송이에게 센터 전향을 권했다.

그러나 한송이는 좀처럼 센터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했고 2017∼2018시즌 KGC인삼공사로 팀을 옮겨 다시 레프트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되어서야 결국 센터 전향을 선택했다. 한송이는 지난 시즌 ‘베스트7’으로 뽑힌 데 이어 이번 시즌 블로킹 퀸 타이틀을 따내면서 포지션 전향에 성공했다.

한송이는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노장’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을 바꾼 뒤로 플레이가 더 좋아졌다”면서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면 꼭 참가해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남자부 인천 경기에서는 선두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에 3-0(25-19, 34-32, 25-20) 완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