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거동 불편-도서산간 거주자 등 해당 화이자, 초저온 환경서 운송-보관 장비 갖춘 센터 아니면 맞기 힘들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의료진이 접종 후 상황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자 약 364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정부 발표와 달리 일부는 화이자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고령자는 접종시기도 한 달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15일 발표한 2분기(4∼6월) 접종계획에 따르면 75세 이상은 다음 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8도∼영하 75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운송 및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가 갖춰진 예방접종센터에서만 맞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내체육관이나 시민회관 등 대규모 공공시설에 총 254개의 예방접종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 고령의 접종 대상자들을 센터로 수송할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버스를 빌려 마을 이장이나 통장의 인솔 아래 노인들을 예방접종센터까지 이동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거동이 많이 불편하거나 예방접종센터에서 거리가 너무 먼 도서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접종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화이자 대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접종 장소는 예방접종센터보다 더 가까운 마을 경로당, 보건지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남도는 “지역 특성상 섬에 거주하는 노인이 많다”며 “이들을 예방접종센터 대신 보건지소에서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결국 이들은 초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은 맞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65∼74세가 접종받는 동네의원 등 위탁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 위탁의료기관 접종은 이르면 5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이 경우 접종시기가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