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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단일후보 박영선 앞에 놓인 3대 난관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입력 | 2021-03-18 10:05:00

박원순 성추행·LH 사태·윤석열 급부상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나래 중앙공원에서 금천구 지역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범여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첫 여성 원내대표에 이어 첫 여성 광역단체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박 후보는 ‘21분 도시’ 등 서울시 대전환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하며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상황은 녹록지 않다.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국정 동력까지 달려 있는 만큼 박 후보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후보가 극복해야할 과제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꼽힌다. 보궐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만큼 야권의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박 후보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야권에선 “뒤늦은 사과다.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성추행 피해자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였다”며 “(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에는 저에게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도 대형 악재로 부상했다. LH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집권 여당을 향한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LH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고, 앞서 박 후보도 “공정을 허무는 반사회적인 행위다.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특검 도입과 토지 소유자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특검 등을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급부상도 변수로 등장했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등장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단 윤 전 총장은 당분간 특별한 외부 활동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선거와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할 경우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서울시 조직력 강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조직력이 강하다는 측면에선 박 후보에게 긍정적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구청장, 시의회까지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선거 때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의 특성상 여야 후보 모두 남은 기간 동안 지지층을 얼마나 단합시키고 투표장에 나오도록 독려하느냐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