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지층 이탈·컨벤션 효과 반감 우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야권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야권 단일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측 실무협상단은 18일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등록 절차를 밟게 됐다.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협상은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이달 29일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가 실패하고 여야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야권이 필패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단일 후보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세훈·안철수, 19일 각각 후보 등록
하지만 당초 두 후보가 합의했던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야권 단일화에 따른 조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의 방식 등을 놓고 양측이 벼랑 끝 대치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두 후보가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9일 단일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어긴 형국이 된 것이다.양 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유선전화(집 전화)와 무선전화(휴대전화)를 혼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무선전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선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오 후보는 18일 두 개의 여론조사 업체 중 한 곳에서는 ‘경쟁력’ 조사를 실시하고, 다른 한 곳에서는 ‘적합도’ 조사를 한 뒤 합산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도 이날 “대의를 위해서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유선·무선' 전화 방식 놓고 이견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 실패한 후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처럼 양측의 협상 과정이 길어질 경우 야권 지지층의 실망감이 누적되면서 표심이 이탈할 수 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표용지 인쇄일(29일) 이전에 단일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하는 현상)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