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야권 단일화가 진통을 겪으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갈등이 양당 수장의 부인까지 등장하는 설전으로 번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이름은 모두 ‘김미경’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안 후보의 부인은 서울대 의대 교수라 두 사람 모두 ‘김미경 교수’로 통한다.
안 후보는 1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끼리 여론조사를 빼고 다 합의를 했는데, 협상 대표들이 인정을 안 한다”며 “후보 뒤에 상왕(上王)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상왕은 김 위원장이냐”고 묻자 안 후보는 “상상에 맡기겠다”며 사실상 인정했다. 김 위원장이 ‘상왕’으로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며 “여자 상황제의 말만 듣다가 주변의 사람들이 다 떠나간 것을 알긴 하나”라고 적었다. 안 후보의 부인인 김 교수가 안 후보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목이 마른 지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의 부인 이름을 거론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그 사람, 정신이 이상한 듯 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 News1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