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오프라인 매장 불황 롯데쇼핑-이마트 3000명 감원 직원규모 계속 줄어들 가능성 커 쿠팡-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성장… 물류-배송인력 수요는 계속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고용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판매 현장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롯데쇼핑이 최근 공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직원 수는 2만2791명으로 전년(2만5298명) 대비 2507명이 줄었다. 지난 한 해에만 전체 직원의 10%가 줄어든 셈이다. 백화점에서 226명, 마트에서 893명, 슈퍼와 롭스, 이커머스를 포함한 기타 사업에서 1388명이 감축됐다.
이처럼 급격한 인력 감축은 실적 악화로 인한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0조 원에 육박했던 롯데쇼핑 매출은 지난해 16조 원 규모로 5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지난해 2월 오프라인 점포 700여 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여 개를 폐점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고 지난해 120여 개 점포를 접었다.
유통업계 ‘빅2’ 기업으로 꼽히는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고용 감소를 합치면 3000명에 달한다. 특히 줄어든 일자리의 80%가 판매직, 캐셔 등 여성 일자리였다. GS리테일도 지난해 직원 수가 8849명에서 6961명으로 21% 감소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슈퍼(더프레시) 점포 20곳을 폐점하고, H&B스토어 ‘랄라블라’ 16개 점포를 없앴다.
유통업계 지형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고용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올해도 100여 곳의 점포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백화점사업부에 이어 마트사업부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직원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이마트도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 리뉴얼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작업을 하고 있어 채용을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인력 감소는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2025년까지 5만 명을 더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쿠팡은 현재 물류센터 직원과 배송기사를 포함한 고용 인력이 약 5만 명에 이른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