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련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18/뉴스1 © News1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야당은 18일에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거듭되는 사과표명 외에 달리 대응할 방법도 없어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네거티브에 집중하려고 하지만, 오거돈·박원순 성추행 선거라는 본질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여권을 겨냥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2차 가해는 지속해서 피해자를 괴롭혀왔다”며 “‘피해호소인’을 주장한 의원의 캠프 퇴출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다 박 후보가 밤늦게서야 사과문을 냈다”고 비판했다.
김현아 비대위원도 박 후보 캠프의 이른바 ‘피해호소인’ 언급 인사들을 향해 “사과하고 책임질 사람들이 선거 캠프에 나팔수로 나섰다”며 “피해자를 무시하는 게 아닌,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비대위원 역시 “박영선 후보가 진정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명예로운 사퇴로 피해자 호소에 응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이날에도 곤혹스러운 기색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서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당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오전 관악구 지역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페이스북 글에서 짊어지고 가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상황과 그 다음에 진심을 전하는 것은 단순하게 바깥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나”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 캠프 대변인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직접 만나뵙고 진실한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 A씨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에는)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제 피해사실을 축소, 왜곡하려 했고 ‘님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말로 저를 압도했고, 투표율 23%의 당원 투표로 서울시장 후보를 냈고, 지금 (박 후보) 선거캠프에는 저를 상처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