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투기 의혹] 2018년 SK 투자발표후 가격 급등 “담당 사업부 거친 직원이 땅 매입” 시민단체 “LH직원 의심거래 30건”
경기 용인시는 소속 공무원 6명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지와 인근 토지를 매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투기 의혹이 의심되는 3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6만 m²에 사업비 1조7903억 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2018년 말 SK하이닉스가 이곳에 약 12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부동산 대박’에 대한 기대감으로 땅값이 30∼40% 급등했다.
용인시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공무원 6명은 △5급 2명 △6급 1명 △7급 2명 △8급 1명이다. 독성리와 죽능리에 2014∼2019년 각각 7∼6453m²의 농지 등을 취득했다. 이들 중 3명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발표된 2018년에 땅을 사들였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3명이 사업부지 경계와 인접한 땅을 매입했고, 사업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거나 토지 취득 경위가 분명하지 않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3명은 공무원 임용 전 토지를 취득했거나 실거주 명목 등으로 구매해 투기 의심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용인 원삼주민통합대책위도 이날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30여 명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인근 토지를 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반경 2km 이내 토지거래 명세 600여 건을 자체 조사한 결과 투기로 의심되는 거래가 80건가량 됐고, 이 중 30여 건이 LH 직원이 한 거래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