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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이나 비행기 무임승차한 美 60대 여성…“밀항 집착증”

입력 | 2021-03-19 21:30:00

마릴린 하트만. 사진=쿡 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상습적으로 비행기 무임승차를 시도해 온 미국의 60대 여성이 또 다시 공항에서 체포됐다. 벌써 22번째다.

시카고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18일(현지시간) 지난 16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상습적으로 비행기에 불법 탑승해 온 마릴린 하트만(69)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쿡 카운티 보안관실은 “하트만이 보호관찰 기간에 승인 없이 지정된 시설을 벗어난 사실을 보고받고 그의 전자발찌 신호를 추적, 그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공항으로 향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트만은 당일 오후 오헤어공항 1청사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돼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하트먼은 최근 지역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 방송에 나갔다.

당시 인터뷰에서 하트만은 “앞으로 불법적인 탑승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방송 이후 며칠 만에 보석 규정을 어기고 또다시 비행기 무임승차를 시도했다.

변호인은 “방송이 나간 후 하트만의 감정이 극도로 불안정해졌다”며 방송 출연이 밀항에 대한 집착을 다시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18일 하트만의 위반 행위에 보석금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책정했으며, 보석 조건 위반 혐의에는 가석방 불허 판결을 내렸다. 하트만은 오는 22일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하트만이 항공기 무임승차 시도, 밀항, 공항 접근 금지 명령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벌써 22번째다.

첫 번째 시도는 2014년 2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하와이행 항공편에 오른 것으로, 하트만은 기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좌석 주인이 나타나 적발됐다.

두 달 후인 2014년 8월에는 새너제이 국제공항에서 몰래 비행기에 타는 데 성공해 로스앤젤레스 공항까지 갔으나 무임 탑승 사실이 드러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 2015년에는 미네소타 공항에서 플로리다 주 잭슨빌까지 가서 공항 인근 호텔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투숙했다가 사기 및 무단침입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치료감호시설에 6개월간 수감돼있었지만 2018년 1월 다시 오헤어 공항으로 가서 무임승차로 런던 히스로공항까지 이동해 영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보호관찰 및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받고 석방된 그는 2019년 10월 또다시 오헤어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붙잡혀 수감됐다.

지난해 3월 사법 당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재소자 조기 석방 조치를 내린 후에는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하트만의 비행기 무임승차에 집착하는 동기는 아직 드러난 바 없다. 그는 10여 년 전까지 시카고에 거주하다가 이후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