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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울린 ‘전 K리거’ 오르시치 “꿈만 같다, 역사적인 결과”

입력 | 2021-03-19 10:50:00

울산 현대 시절 오르시치(오르샤). 2018.2.20 © News1


K리그 무대서 활약했던 미슬라프 오르시치(29·크로아티아)가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토트넘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2차전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자그레브는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토트넘에 3-0으로 이겼다.

지난 12일 런던 원정서 0-2로 패했던 자그레브는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오르시치의 활약을 앞세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근 조란 마미치 감독이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사임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거둔 역전 드라마라 더 값졌다.

이날 토트넘을 무너뜨린 오르시치는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오르시치는 지난 2015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었고, 이후 창춘 야타이(중국)를 거쳐 2017년부터 2018년 여름까지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를 누볐던 선수다. K리그에서는 ‘오르샤’라는 등록명을 달고 뛰었다.

그는 전남에서 두 시즌 동안 14골 1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고, 2017년 울산에 합류한 뒤에도 그 해 10골 3도움의 성적을 냈다. 오르시치는 울산을 떠나 2018년 7월부터 고국 최강 클럽인 자그레브에서 활약하고 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유럽으로 돌아간 그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등 이제는 주목 받는 스타가 됐다.

이날 전반을 0-0으로 마칠 때만 해도 패색이 짙었던 자그레브였다.

하지만 후반 17분 오르시치의 득점이 터지며 흐름이 바뀌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 있던 오르시치는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8분에도 추가골을 터트렸다. 측면서 올라온 크로스를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1, 2차전 합산 점수가 2-2가 됐고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오르시치는 연장 후반 1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자그레브의 영웅이 됐다. 반대로 토트넘에게는 악몽 같은 순간이었다.

오르시치는 하프라인 부근부터 단독 돌파 이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오르시치는 동료들과 포효했고, 결국 자그레브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유로파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오르시치는 경기 후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벅찬 감동을 전했다.

그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꿈만 같다. 역사적인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 중 하나”라고 강조한 뒤 “우리 모두는 하나가 돼 뛰었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경기였다”고 기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