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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총기 난사는 여성 혐오? 아시아계 혐오?…“둘 다”

입력 | 2021-03-19 16:09:00


4명의 한인 희생자가 나온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은 여성 혐오일까. 아니면 아시아계 혐오일까.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두 가지는 분리될 수 없으며 함께 나타날 수 있는 혐오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범행 동기를 ‘인종적 동기’가 아닌 ‘성중독’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달했다. 마치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없는 다른 개념인 것처럼 얘기한 것이다.

AFP통신은 1989년 킴벌리 크렌쇼 교수가 처음 제기한 ‘교차성(intersectionality)’ 개념을 제시하며 여성이면서 다른 소수자일 때 경험하는 차별이 겹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즉 아시아계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은 오로지 ‘여성’이어서, 혹은 ‘아시아계’여서 겪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인종이나 성별로 차별의 원인을 설명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비영리 단체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을 위한 증오 중단’(Stop AAPI Hate)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아시아계여도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많은 혐오 사건을 보고했다.

아시아계 미국 여성들은 인종 차별과 성차별을 동시에 겪어왔다. 캐서린 시니저 초이 UC버클리 인종학 교수는 특히 미국 내 아시아계 여성들이 특히 미국 백인 남성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성적 대상화’ 되는 특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태후 같이 교활하고 백인 남성을 갈취하는 ‘드래곤 레이디(the dragon lady)’, 남자에게 순종적인 ‘연꽃(the lotus blossom)’, 홍콩의 매춘부를 소재로 한 소설 및 영화의 주인공 ‘수지 웡’ 등이 아시아 여성에 대한 대표적인 스테레오타입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논객들은 ‘성중독’을 범행 동기로 설명하려는 시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는 용의자를 향해 “당신은 여섯 명의 아시아인을 죽였다”며 그의 진술보다 아시아 여성을 죽인 살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니카 헤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용의자가 스트립 클럽이나 포르노 비디오 가게 등을 표적으로 할 수 있었음에도 저임금을 받는 아시아 여성 직원들이 있는 가게에 갔다는 점을 꼬집었다.

용의자는 현재 증오 범죄 혐의가 아닌 살인 및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애틀랜타 경찰은 증오 범죄 기소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