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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원 “봉태규 배지 바꿔달라”…펜트하우스2에 서한, 왜?

입력 | 2021-03-19 17:29:00


펜트하우스2에서 봉태규(이규진 역)가 국회의원 배지를 차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실제 21대 국회의원 배지.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뉴스1

이용호 무소속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2’ 제작진에게 봉태규가 연기한 드라마 속 이규진의 국회의원 배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배지와 너무 똑같아서 “우리 사회의 정치 불신이 더욱 심화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19일 공개서한에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랄한 풍자의 수준을 지나 ‘조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드라마 속 이규진은 이혼변호사에서 정계 입성에 성공한 캐릭터다. 또 법조인 재벌가의 외아들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마마보이로 그려진다. 이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장면은 이규진이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다가 거짓으로 기절해 천막 안에서 진수성찬을 먹고, 본인이 국회의원이 돼 집값이 올랐다고 자랑하는 모습이다.

그는 “사실 그 장면을 보게 된 것도 한 국회의원이 진짜 농성을 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라며 “특히 국회의원 배지에 눈길이 갔다.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제가 갖고있는 배지와 너무도 똑같았다”고 했다.

이어 “작품이 현실을 반영한 것인데, 반대로 작품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정치적 불신이 심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펜트하우스2에서 봉태규(이규진 역)가 단식농성을 하고있는 장면. SBS 방송 화면 캡처


이 의원은 “사실성을 조금만 희석시켜서 시청자가 한 발짝이라도 떨어져 볼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한다”며 “이규진의 배지만이라도 바꿔 달아달라. 디테일적인 부분까지 현실과 똑같지 않아도 드라마가 의도한 효과는 잘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깨끗하게 일하는 국회의원도 있다는 것을 국민께서 아실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 우리 정치가 하루 빨리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