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D-18]양측 8분차 ‘양보쇼’ 릴레이 회견
각자 후보등록하는 吳-安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 사진)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후보등록일까지 단일화 룰 합의에 실패한 두 후보는 이날 각각 “양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양당의 실무협상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 吳·安 “내가 양보” 릴레이 양보 경쟁
전날까지 협상이 결렬돼 두 사람이 동시에 후보 등록을 해야 할 상황이 되자 오 후보와 안 후보는 19일 오전 비공개로 만나 25일 공식 선거운동 전까지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유·무선전화 비중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의견을 달리했다. 이에 안 후보는 오 후보와 상의 없이 곧바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이번 주말 여론조사에 착수해 22일까지 결정하자”고 ‘1차 양보’의 선공을 날렸다.
그러나 양당 사이에선 ‘대체 무엇을 수용한 것인가’란 논란이 이어졌다. 실무협상을 맡은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해 누가 더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으로 여론조사(경쟁력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유선전화 비율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순간 두 후보는 8분 차를 두고 “양보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오후 3시 반경 안 후보는 국회에서 “김종인 오세훈, 두 분이 요구하는 내용을 원하는 대로 다 수용하겠다. 나는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고, 후보 등록을 위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았던 오 후보는 “제가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르지만 양보하겠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 “단일화 ‘전쟁’ 되면 ‘유권자 단일화’ 실패”
하지만 후보들 간의 ‘핑퐁 양보’는 결실로 이어지지 못해 ‘책임 공방을 의식한 희생자 코스프레’ ‘양보쇼’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후보들의 회견이 끝난 뒤 국민의당 이 사무총장이 국민의힘 정 사무총장을 찾아가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리겠다”며 실무협상을 요구하자 정 사무총장은 “이렇게 ‘쇼’를 계속하면 선수끼리 진정성이 없다”며 안 후보와 이 사무총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에 이 사무총장은 “쇼가 아니다. 제가 무슨 쇼를 하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양측 실무진에선 또다시 여론조사 실시 날짜와 설문 문항 등을 두고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톱다운식 회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했으니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어떻게 할 건지 스스로 결정해야지”라고 말해 후보 간 최종 담판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르면 20일 회동해 마지막 협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선 박진 의원은 “여권은 우리 후보에 대한 공세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단일화 늪에 빠져 손가락질하는 것은 (유권자 단일화 등에선)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