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신지혜, '기본소득·페미니즘' 재출마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신지예 첫 양심적 병역거부자, 미래당 오태양 진보당 송명숙, '집 사용권' 주거권 보장
4·7 재보궐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여권·야권 단일화와 기싸움에 시선이 쏠린 가운데 정의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의당은 “후보를 내지는 않지만 가치와 정책에 대해 포기한 건 아니다. 공약을 비판하거나 정책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빠진 진보정당의 빈자리를 다양한 소수 정당이 메웠다. 이들은 페미니즘, 기본소득, 환경, 주거권 등 기성 정치가 담지 못한 색깔 있는 정책을 내세우며 서울시민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거대 양당이 지배한 선거판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기본소득 서울’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87년생인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는 소수정당 출마자 중에서도 더 낯선 인물이다. ‘전 국민 60만원 기본소득’을 목표로 지난해 1월 창당한 기본소득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으로 선거에 출마해 용혜인 의원을 당선시켰다.
신 후보는 “다른 나라에서 30대 여성 총리가 재난을 이겨내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에서도 정치의 새로운 세대가 직접 시대변화에 발맞춘 변화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그는 ▲부동산 불평등 없는 서울 ▲기본소득 서울 ▲개인의 삶에 주목하는 복지 서울 ▲기후불평등 없애고 재난사고 막는 서울 ▲성평등한 서울 등을 공약했다. ‘서울시 의전 폐지 정책’을 발표하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신 후보는 “수평적인 서울시를 만들 수 있는 서울시장은 꼰대, 성차별주의자, 아저씨 서울시장이 아니다. 페미니스트 여성이자 87년생 최연소 후보자인 저 신지혜”라며 “존경하는 천만시만과 함께 5만 서울시 공무원과 함께 평등한 내일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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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신지예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두 번째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신 후보는 지난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걸고 출마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여타 진보정당 후보들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소득당, 진보당은 지난 총선 때 위성정당이라는 헌법 유린 사건에 참여했다”며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리며 피해자 목소리를 지우는 게 가능한 건 180석 슈퍼여당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박원순 성폭력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는 무소속이지만 ‘팀 서울(Team Seoul)’ 소속으로 이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팀서울은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치르게 된 보궐선거에 문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선거에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한 끝에 탄생한 단체다. 이들은 성평등, 문화예술, 공동체경제, 기후위기생태전환 등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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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 미래당 후보
우리나라의 첫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대체복무제 도입을 끌어낸 오태양 미래당 상임대표도 서울시장에 출마한다. 18대 총선 청년당 비례후보, 20대 총선 광진을 후보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오 후보는 “20년 오태양의 정치는 낮고 이름없는 길이었지만 없던 길을 만드는 퍼스트펭귄, 개척자의 길이었다”며 “각양각색의 시민 퍼즐들이 사회적 연대와 공존을 통해 하나가 되는 ‘모자이크 서울’을 디자인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후보는 출마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이번 선거에 소수자, 약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며 “전 20년 간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살아온 만큼,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자 출마했다”고 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0원’이다. 오 후보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년 동안 자원활동가로만 살아왔다. NGO단체에서도 월급을 받지 않고 활동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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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용권’으로 주거권 보장, 진보당 송명숙 후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한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며 과감한 주거공약을 앞세운 후보가 있다.
송명숙 진보당 공동대표는 “부동산 문제의 근본 해법은 재산권을 제한하고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집 사용권’을 제안했다. ‘집 소유권’에 반대되는 개념인 ‘집 사용권’은 양도·증여·매매가 불가능한 공공주택을 제공해 주거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송 후보는 “당장은 주거취약계층인 청년부터 양도·증여·매매가 불가능한 집사용권을 보장하자”며 “공공부지를 민간건설사에 넘기지 않고, 공공이 짓는 주택은 분양이 아닌 공공주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서울시 휴업수당 ▲특수고용노동자 소득지원급여 ▲노동담당 부시장 ▲서울형 육아휴직 ▲서울형 돌봄휴가제 ▲요양·보육 장애인 돌봄시설 설립 ▲성폭력 피해자 지원 실업부조 조항 신설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성평등승진목표 등을 약속했다.
[서울=뉴시스]